지난 1편에서는 인류가 도구를 만들어 생활을 했으나, 직접 사냥을 하진 않았었죠. 육식 동물이 남긴 찌꺼기를 먹으며 살았습니다.
언제부터 인류가 사냥을 시작했는지 알아보도록 할게요.
1. 아메리카 대륙으로의 이동 - 2만 5천 년 전
원시인의 발길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향하기 시작한 것은 인류 이동의 여려 과정 속에서 각기 다른 경로와 이동수단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2만 5천 년 전의 빙하기가 추운 시기로 들어서면서 바다가 얼어붙었을 때, 시베리아와 알래스카를 연결하는 베링해 지역은 거대한 육지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 대륙은 여러 인류들이 들소, 순록 등 거대한 동물 떼를 따라나서며 북아메리카로 이동할 수 있는 육로가 되었습니다. 이 대륙은 약 1만 4천 년 전까지 유지가 되었습니다. 그 후 1만 2천 년 전에도 북아메리카의 빙하가 다시 얼기 시작하면서 두 지역을 연결하는 길이 다시 생겼고, 이대 건너온 인류는 좀 더 남쪽으로 진출했습니다. 남북 아메리카에 거주하는 몇몇 인종의 경우 이들보다 수천 년 더 앞선 시기에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즉,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들여놓은 첫 원주민은 배를 사용하여 태평양 대륙 빙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한 집단입니다. 육지에 다다른 이 원주민들은 이후 수천 년에 걸쳐서 아메리카 대륙의 여러 지역으로 퍼져나갔음을 의미합니다.
2. 활과 화살 - 기원전 15000년
활과 화살의 개발로 인해 인류는 이전보다 훨씬 먼 거리에 있는 먹잇감을 사냥할 수 있었고, 사냥에 있어서 속도와 정확도를 높여주었습니다. 초창기에 만들어진 활과 화살은 썩기 쉬운 재료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 기술을 최초로 발명한 시기를 추정하긴 어렵습니다. 이후 활과 화살에 이어서 부메랑, 창, 작살과 같은 보다 발전된 기술은 기원전 15000년경에 등장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과 화살이라는 도구는 날려 보낼 수 있는 전쟁 무기로도 사용이 되었고, 이후 수천 년 동안 여느 전장에서의 주력 무기로 자리 잡았습니다.
3. 정착 생활 - 기원전 13000년
선사시대 동안 수많은 이동 생활이 이어지다가 이후 지구의 기후 조건이 변화하면서 영구 정착 생활의 형태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빙하시대가 지나가고 지구의 온도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보리와 밀 같은 야생 곡식들이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스라엘의 갈릴리 호수 주변에는 기원전 17000년에 겨울을 보내던 사람들이 이러한 야생 곡식들을 채집하여 식량으로 사용했다는 증거가 남아있습니다. 나투프인들은 기원전 13000년경 집단 거주지를 형성했으며, 이들은 돌을 갈아 낫을 만들어 야생 곡식들을 수확하고 절구로 빻아 음식을 만드는 생활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기원전 11000년경에는 돌로 벽을 쌓아 오두막집을 만들었고, 삶을 마감한 사람들을 공동묘지에 매장했으며, 야생의 개를 조련해 가축으로 삼기도 했습니다. 보다 안정되고 발전된 정착 생활의 방식을 보인 것이죠.
4. 칠레 남쪽 끝으로 - 기원전 10500년
남아메리카의 첫 정착인들은 새로운 땅으로 빠르게 퍼져나갔고, 기원전 10500년경에는 파타고니아 산맥의 남쪽 끝에 다다랐습니다. 이 지역의 초창기 개척자들은 자연 자원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잘 조직화된 공동체를 만들었습니다. 몬테베르데라는 곳에서는 흙으로 두른 화덕을 요리와 난방에 활용한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절구, 창, 땅을 파는 막대기, 새총 등의 도구는 동물 고기부터 해초, 감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식량을 얻게 해 주었습니다. 또한 주민들은 약초를 캐기도 했는데, 이 중 몇 가지 약초들은 현대에서도 폐와 피부의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몬테베르데인들이 어떻게 칠레의 남쪽 끝까지 오게 되었는지는 여전히 풀지 못한 의문입니다. 하지만 이들보다 더 북쪽으로 이동한 개척자들이 없다는 점에서 이들이 아메리카 대륙의 긴 해안을 따라 이동한 초창기 원주민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5. 토기를 만들다 - 기원전 10500년
'토기'라는 것을 지구 상에서 처음으로 만든 사람들은 일본 열도에서 수렵과 어획 생활을 하던 조몬인이었습니다. 진흙으로 줄을 만들어 감아올린 후 불에 구워 만든 초기 조몬 토기 유물은 모두 둥근 형태에 바닥 부분이 뾰족한 것으로 보아 불구덩이 가운데에 땅을 파고 토기를 묻어 음식을 조리할 목적이었음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보다 나중에 만들어진 토기는 바닥이 평평한 형태를 띠고 있어 저장 용도로 사용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토기에 새겨진 장식적 요소들을 살펴보면, 처음에는 무늬가 없는 형태였으나 이후 불에 굽기 전 새끼줄 모양의 무늬를 새겨 넣는 형태로 변화했습니다. 이 장식 기술의 이름을 이 문화의 이름으로 명명했으며, '조몬'은 새끼줄 모양을 뜻합니다. 조몬인들은 예술 감각과 더불어 제작 기술을 발전시키면서 토우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토우를 만드는 행위는 임신한 여인을 표현함으로써 다산을 비는 의식이었습니다.
6. 사냥술의 완성 - 기원전 9500년
북아메리카의 클로비스인들은 기원전 9500년경 들소, 매머드와 같은 이 시기의 큰 동물을 사냥하는 데 효과적인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들의 사냥법은 일종의 매우 위험한 모험과도 같았습니다. 여럿이 한꺼번에 힘을 합쳐 동물을 공격하는가 하면, 골짜기 벼량으로 몰아 동물들을 가두어 쉽게 사냥할 수 있는 방법을 오랫동안 사용했습니다. 사냥에서 얻은 고기는 수개월 동안 주민들의 식량이 되었으며 고기의 부산물인 가죽, 뿔, 뼈 등도 여러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기원전 8000년경 빙하시대의 동물들이 멸종한 것은 기후 변화가 큰 원인이기도 했으나 클로비스인들의 사냥 기술도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